나에게는 중학교 2학년인 아름다운 아들이 있습니다.
하루는 아들이 묻습니다.
"엄마, 엄마는 다음 세상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으세요?"
나는 대답합니다.
"응. 나는 또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
"에이, 그럼 안 되겠네......"
아들이 실망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난 돌고래로 태어나고 싶은데......"
난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태어나라"
그러자 아들이 말합니다.
"그럼 엄마. 다음 세상에서 난 돌고래로 태어나고 싶은데 엄마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으니까 만약 그러면 엄마가 나 분양받아서 꼭 좀 키워주세요."
키가 180센티미터가 되는 아들이 꼭 품에 안기며 다소 어린아이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왜?"
"난 다음 세상에도 엄마 아들이고 싶은데 엄마는 사람으로, 난 돌고래로 태어나면 그 방법밖에 없잖아."
여드름 자국이 선명하고 코 밑 수염이 까뭇까뭇한 아들의 입에서 간절한 바람이듯 그렇게 동화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지 뭐"
그 날 나는 하루 종일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아이 아버지를 만나 사랑을 시작하던 그 시절보다 더욱 가슴이 설레고, 새로운 세상을 맛보는 환희를 느꼈습니다.
아들의 말 한마디가 힘이 되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고 나서 무슨 고백이라도 들은 듯 몇 날을 날아 다녔습니다.
그리고는 문득 내 엄마를 생각했습니다.
70을 넘기신 이날도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 엄마한테 과연 나는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있었나? 순간 부끄러움이 가슴을 치며 올라왔고, 눈물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뻐근해지는 가슴의 아픔을 애써 감추며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흘러간 세월이 어느새 그 늘씬하고 이쁜 엄마를 그저 자그마한 노인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엄마의 봄은 이제 몇 번이나 남았을까 생각하니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나도 엄마께 사랑의 고백을 해보고자 합니다.
"엄마, 다음 세상에는 내 딸로 태어나 주세요. 이 세상에서 받은 사랑 다 돌려드릴께......"
글쓴이 : 김 명 숙 님.
지역 신문에 있던 글입니다. 이 글을 처음 읽은지가 2년여 되었네요.
읽을 때마다 감동이네요.
못난 아들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작은 일에 감동하고 되레 감사해하시는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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